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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인/만화

스파

by 교양인 2022. 3. 2.

스파 _ 에리크 스베토프트 / 홍재웅 옮김
SPA _ Erik Svetoft

 

“이토 준지, 찰스 번즈, 몬티 파이튼을 한데 갈아 넣은 듯한 작품!”

 

최고급 스파에서 벌어지는 섬뜩하고 기이한 사건들, 
북구의 긴 어둠이 불러낸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의 절정

북유럽 최고의 스파. 지나치게 선탠을 한 백인 부자, 무미건조한 현실에서 탈출하고 싶었던 신혼부부, 동료들에게 따돌림당하는 회사원, 사회성이라곤 전혀 없어 보이는 괴상한 마사지사까지 온갖 인간들이 이곳에 모인다.
스파 여기저기에서 검은 곰팡이가 퍼지기 시작하고, 투숙객들은 곳곳에서 이상한 존재를 목격하게 된다. 직원들은 정체 모를 검은 곰팡이를 없애려고 애쓰지만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데, 그 와중에 VIP 투숙객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이제 살아 움직이는 괴물이 된 스파 안에서 투숙객들은 길을 잃고 이야기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스파》는 통렬한 사회 비판이 섬뜩한 세계 속에 펼쳐지는 묵시록적 드라마이다. 길고도 흉측한 어둠의 복도를 지나 마침내 열리는 문은 잃어버린 자기를 되찾는 치유와 회복의 희망을 엿보게 한다.
<샤이닝>(스탠리 큐브릭), <킹덤>(라스 폰 트리에), <미드소마>(아리 에스터)처럼 숨통을 조여 오는 불길한 공포를 사랑하는 독자들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이다.

 

 

통렬한 사회 비판이 섬뜩한 세계 속에서 펼쳐지는 묵시록적 드라마

《스파》는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의 절정을 보여주는 호러 그래픽노블이다. 직장 내 괴롭힘 같은 사회적인 문제와 자기를 잃어버리고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실존의 문제가 섬뜩한 세계 속에서 펼쳐진다.
스파 호텔에 있는 인물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와 방식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호텔에 첫 출근한 신입 직원은 청결하지 않다는 이유로 모든 직원에게서 모욕을 받고 돼지 취급을 받는다. 호텔 사장은 자신의 힘으로 통제되지 않는 직원, 상납금을 요구하는 폭력배 때문에 지친다. 호텔을 찾은 고객도 마찬가지다. 연수차 호텔을 방문한 회사원은 직장 동료들에게 이유 없이 무시당하고, 활기를 찾고자 휴가를 낸 신혼부부는 악취가 나는 시체와 같은 삶을 살아간다. 
스웨덴의 만화가 에리크 스베토프트는 인간 심리 안에 꿈틀거리는 열등감, 소외감, 모욕감을 괴상하고 기이한 괴물로 표현한다. 작품 속 스파 호텔은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부정적인 감정이 폭발하는 장소이다. 이러한 감정은 호텔에 지워지지 않는 곰팡이를 만들어내고, 호텔은 이 감정에 응답하듯 괴물을 불러낸다. 따돌림을 당하던 직원은 결국 자기 자신을 돼지로 여기며 호텔이 만들어내는 돼지 괴물들에게 의지한다. 오랜만에 찾아온 아버지에게 호텔을 망쳤다는 핀잔을 듣고 해고당한 사장은 자기 확신을 잃고 삶에 위기를 맞는다. 회사원은 호텔 안에서 길을 잃어 미로 같은 복도를 뱅뱅 돌고, 신혼부부는 환영에 시달리다 얼굴 없는 시체로 변해버린다.
살아 움직이는 괴물이 된 스파 호텔에서 자신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사람은 지박령이 된 것처럼 호텔을 벗어나지 못한다. 치유와 휴식의 공간이 으스스하고 불길한 기운에 휩싸이는 가운데, 이 저주받은 세계에서 탈출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기발하고 기괴한 이미지로 가득한 매혹적인 세계

에리크 스베토프트는 《스파》에서 스파 호텔 전체를 뒤덮는 습기, 곰팡이, 진액을 얽히고설킨 여러 선으로 사람의 혈관과 비슷하게 표현한다. 호텔을 배회하는 사람과 괴물의 신체는 호텔 속 인물들의 부정적인 감정이 극심해질수록 기괴하고 과도하게 변형된다. 원초적인 불쾌감을 유발하는 에리크 스베토프트의 표현 방식은 공포 만화로 팬층이 두터운 이토 준지의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H. P.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 <에일리언> 시리즈에 나오는 괴기스러운 ‘크리처’에 열광하는 팬이라면 스파 호텔 곳곳에 나타나는 괴물들에 빠져들 것이다.
작가는 특유의 기발함과 상상력으로 데이비드 호크니의 <예술가의 초상>, 카스파르 프리드리히의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 외젠 얀손의 <해군 목욕탕> 등 유명하고 익숙한 작품을 섬뜩하게 오마주한다. 명화들은 에리크 스베토프트의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을 만나 오로지 흑과 백으로 거칠고 명료하게 다시 그려지며 기시감을 일으킨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익숙한 장면들은 색다른 공포와 재미를 느끼게 만든다.

 

 

★★★★★ 추천의 글

“이토 준지, 찰스 번즈, 몬티 파이튼을 한데 갈아 넣은 듯한 작품” 
_ 폴 그래빗(Paul Gravett), 영국의 만화 저널리스트, 작가

“스베토프트의 화면 연출 감각은 경이롭다. … 그는 프랜시스 베이컨, 데이비드 호크니, 
외젠 얀손, 카스파르 프리드리히 같은 화가들의 작품을 기발하게 패러디한다. … 
《스파》는 스웨덴 그래픽노블이 거둔 성취이자 가장 야심 찬 작품 중 하나이다.” 
_ <Sydsvenskan> 

“한때 품위 있었던 장소에서 느껴지는 으스스하고 불길한 기운은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을 떠올리게 한다.” _ <Tecknaren> 

“《스파》는 스베토프트를 스웨덴에서 가장 독특한 만화가로 굳혀준 기괴한 스릴러이자 세련된 히트작이다.” _ Shazam.se

 

 

지은이 : 에리크 스베토프트(Erik Svetoft) 
스웨덴의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애니메이터. 2014년에 자신의 첫 번째 그래픽노블 《림보(Limbo)》를 펴낸 뒤 지금까지 모두 다섯 권의 그래픽노블을 출간했다. 《스파》는 스베토프트의 기괴한 상상력, 암시와 상징이 지뢰처럼 깔려 있는 독특한 작품이며, 출간 즉시 미국, 프랑스, 브라질, 이탈리아 등에 판권이 판매되며 많은 관심을 모았다.
www.eriksvetoft.com


옮긴이 : 홍재웅
스웨덴 스톡홀름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스칸디나비아 문학과 연극 및 영화에 관심이 많으며, 여러 장르 간의 매체 전환 연구에도 관심이 많다. 책과 공연 및 영화로 북유럽 문화를 한국에 알리는 일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질문의 책》 《스포티파이 플레이》 《스웨덴식 성평등 교육》 《몬테코어》 《빨간 리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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