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는 안 들어 있는 풀버전 <전쟁 선언>을 번역해서 소개합니다.
1970년대를 풍미한(그리고 지금도 활동 중인!) '운동권 록 밴드' 두뇌경찰(頭脳警察) 1집의 첫 번째 트랙이자 가장 과격한 노래, <세계혁명전쟁선언(世界革命戦争宣言)>의 가사가 바로 이 <전쟁 선언>에서 따온 것입니다.
(<세계혁명전쟁선언>을 들어보고 싶으신 분은 여기로! [유튜브 링크])
두뇌경찰 1집에는 <적군 병사의 시(赤軍兵士の詩)>라는 노래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당시 적군파가 일본의 좌파 청년들에게 끼친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지요.
1972년 발매됐다가 곧 판매 금지된 두뇌경찰 1집.
(지금은 아마존에서도 CD 구입이 가능하답니다)
수록된 곡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인트로덕션~ 세계혁명전쟁선언 / 2. 적군 병사의 시 / 3. 총을 들라(Part 1) / 4. 안녕 세계 부인이여 / 5. 암흑 인생 / 6. 그녀는 혁명가 / 7. 전쟁밖에 모르는 아이들 / 8. 네가 바란다면 / 9. 변명 따위 필요없어 / 10. 총을 들라(Part 2)
<전쟁 선언>
- 공산주의자동맹 적군파 군사혁명위원회 / 1969년 9월 3일
부르주아 제군! 우리는 너희를 전 세계에서 혁명의 전쟁터에 처넣어 싹쓸이하기 위해 여기서 당당하게 선전 포고를 한다. 부르주아 제군! 너희가 설령 미군, 나토군, 안보군, 베트남 연합군 등등 세계 곳곳의 경찰을 총동원한다 하더라도, 너희가 속속들이 변질시킨 소련과 바르샤바 조약군까지 동원하더라도, 우리는 전 세계 프롤레타리아 인민의 힘을 세계 당, 세계 적군, 세계 혁명 전선 아래에 결집하여 기필코 너희를 일망타진할 것을 선포한다.
너희의 역사적 죄상은 이미 천하가 뻔히 안다. 너희의 역사는 피에 젖은 역사다. 제1차, 제2차 세계대전에서 너희는 서로를 속여 동원하고 서로가 서로를 죽이게 하여 끝끝내 실컷 배를 불렸다.
너희는 식민지를 약탈하기 위해 너희의 동지를 죽였다. 식민지를 약탈해서 나눠 먹자고 동지를 꼬드겼고, 그렇게 구슬린 동지를 앞세워 후진국 동지를 죽였다. 그뿐 아니다. 그렇게 약탈한 식민지를 가지고 자기들끼리 다투는 강도 전쟁에서 또 다시 동지를 구슬려 서로 죽이게 했다.
우리 일본의 부르주아 제군! 부정할 생각 마라. ‘부국강병’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청일, 러일, 제1차, 제2차 강도 전쟁을 저지르지 않았는가?
우리는 이제 꼬드김에 넘어가 속지 않는다. 아니, 꼬드김에 넘어가 속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과거의 원한을 품고 너희를 저주할 뿐 아니라, 너희가 이제 또 저지르려는 일에 맞설 준비가 되어 있다.
너희에게 베트남 동지들을 멋대로 죽일 권리가 있다면, 우리에게도 너희를 멋대로 죽일 권리가 있다.
너희에게 흑표범당 동지들을 죽이고 게토를 전차로 짓밟을 권리가 있다면, 우리에게도 닉슨, 사토, 키신저, 드골을 죽이고 펜타곤, 방위청, 경시청, 너희의 집을 폭탄으로 폭파시킬 권리가 있다.
너희에게 오키나와 동지들을 총검으로 찌를 권리가 있다면, 우리에게도 너희를 총검으로 찌를 권리가 있다. 너희가 조선에서 다시 전쟁을 하고자 자위대를 늘리고 포커스 레티나(Focus Retina)니 미쓰야 작전(三矢作戦)이니를 꾀하고 박정희 독재 3선을 위해 그에 반대하는 임(任) 군을 체포하여 사형에 처할 권리가 있다면, 우리도 적군을 건군하고 혁명 전선을 만들고 너희를 체포하여 사형에 처할 권리가 있다.
미국의 부르주아 제군! 너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조선에서, 콩고에서, 베트남에서 매일같이 동지를 죽여 왔다.
일본의 부르주아 제군! 너희는 자위대와 기동대를 확대하고 베트남에 협력하며 장차 조선에 파병하려 하고 있다.
서독의 부르주아 제군! 국방군을 강화하고 프랑스를 견제하며 체코와 동유럽과 중근동을 호시탐탐 노리는 너희는 무슨 꿍꿍이속인가?
부르주아 제군! 언제까지나 너희 뜻대로 될 줄 안다면 큰 오산이다. 우리는 과거의 봉건 영주 아래에서 가축처럼 영토라는 우리 안에 매여 살던 농노였다. 너희는 이 신분의 틀을 부수고 우리를 원하는 대로 움직이고자 ‘자유, 평등, 박애’의 구호 아래 영주들과 싸웠다. 그러나 이제 너희가 우리를 멋대로 휘두르는 것을 우리 스스로 거부하겠다고 당당하게 선언한다.
너희의 시대는 끝났다.
우리는 지구상에서 계급 전쟁을 없애기 위한 마지막 전쟁을 위해, 즉시 세계 혁명 전쟁의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우리는 자위대, 기동대, 미군 제군에게 당당하게 총을 겨눌 것이다. 죽기 싫으면 그 총을 뒤쪽으로 겨눠라! 너희를 구슬려 조종하는 부르주아 계급을 향해!
우리의 세계 프롤레타리아 계급 해방 사업을 가로막는 놈은 누구든 사정없이 혁명 전쟁의 한복판에서 말살하리라.
만국의 프롤레타리아 계급이여, 단결하라! 세계 혁명 전쟁 선언을 여기서 발표한다.
'편집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채널예스-좋아서 보는 인문학] 교양인, 문제적 인간을 파헤치다 (0) | 2014.04.24 |
---|---|
<영혼을 깨우는 책읽기> 저자 이현경 선생님 특강 '깨어있는 마음의 대화법'이 열립니다. (0) | 2013.07.09 |
<영혼을 깨우는 책읽기> 저자 강연회 풍경 (0) | 2012.11.07 |
교보문고에 찾아온 가을, 독서와 사랑에 빠지는 계절! (0) | 2012.10.15 |
<영혼을 깨우는 책읽기> 저자 강연회 잘 마쳤습니다. (0) | 2012.10.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