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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사회과학

나는 여자고, 이건 내 몸입니다

by 교양인 2022. 4. 15.

나는 여자고, 이건 내 몸입니다

: 여성의 몸과 건강에 관한 사소하지만 절실한 질문과 답변

_ 마르탱 뱅클레르 / 장한라 옮김

C’EST MON CORPS _ Martin Winckler

 

“엄마와 딸이 함께 읽는 페미니즘 의학 교양서”

 

이 책은 성별과 의료를 다룬다. 이 문제는 여성주의 의제를 ‘넘어’ 
중대한 공중보건정책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이것이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의 진정한 의미다. 
이 책은 ‘내 몸은 나의 것’이 아니라 ‘내 몸이 바로 나다’라는 입장에 충실한 
쉽고 전문적인 여성주의 입문서이자 가정의학서이다. 
‘간단한 정보’가 우리 몸을 살릴 수 있다. 
모든 시민이 읽기를 간절히 바란다. _ 정희진(여성학자)

 

 

“몸에 관한 질문이라면 무엇이든 부끄러워할 필요 없습니다”
사춘기부터 갱년기까지, 여성의 몸과 건강에 관한 145가지 물음과 명쾌한 답변

“월경통이 더 심해졌는데 계속 진통제로 버텨도 될까?” “약국에서 권하는 피임약을 그냥 먹어도 될까?” “갑자기 열이 확 오르는 갱년기 증상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월경부터 임신, 출산, 유산, 완경(폐경)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은 대부분 평생 끊임없이 생리적 변화를 겪으며 자기 몸에 대해 수많은 궁금증을 품게 된다. 일생 동안 겪는 중요한 생리적 변화가 사춘기 하나뿐인 남성과는 사정이 다르다. 하지만 여성들이 일상에서 품는 사소하지만 절실한 의문에 답을 구하는 일은 쉽지 않다. 월경통이나 질염의 고통, 성관계와 피임, 자발적 임신 중단 같은 일은 여자 형제나 엄마, 친구에게도 터놓고 말하기 힘들다. 부끄럽고 불편하다. ‘아래쪽’에 뭔가 이상이 느껴져도 병원에 갈 일인지부터 헷갈리고, 청소년이거나 미혼인 여성은 산부인과에 갈 마음을 먹기가 더 어렵다. 그렇다고 인터넷에 의지하다가는 잘못된 의학 정보나 의약품 광고에 속아 건강을 해치기 쉽다. 40여 년간 여성들을 돌봐 온 의사 마르탱 뱅클레르가 이 책을 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나는 여자고, 이건 내 몸입니다》는 여성의 몸과 건강에 관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질문들을 집대성한 실용적인 질의응답서이다. 

 

월경부터 섹슈얼리티, 피임법, 자발적 임신 중단, 갱년기 대처법까지
24시간 곁에 두고 찾아보는 내 책상 위의 주치의!

저자 마르탱 뱅클레르는 1972년부터 9년간 프랑스 중서부 도시 투르에서 의학을 공부하면서 방학 동안 간호보조사나 대학병원 조수로 일하기도 하고, 또 간호사 업무와 수많은 일반의 업무를 대리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후 1983년부터 25년 동안 르망병원의 자발적임신중단 및 가족계획센터에서 의사로 일하며 여성들에게 피임, 자발적 임신 중단, 유산, 완경 등에 관한 의료 조치를 제공했다. 의학 저널 <프레스크리르(Prescrire)> 기자로도 일했고 여러 편의 소설과 에세이를 출간했으며 자신이 운영하는 웹진에 여성의 건강을 다룬 수백 편의 글을 올리고 여성들이 올리는 질문에 답을 해왔다. 그의 웹사이트에는 하루 평균 8천 명이 방문한다. 

《나는 여자고, 이건 내 몸입니다》는 뱅클레르가 진료실과 자신이 운영하는 웹진을 통해 수많은 여성들에게 공통적으로 받은 질문 145개를 추려 답을 단 것이다. 저자는 각 연령대별로 생겨나는 고유한 질문들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여성의 생애 주기 순서로 책을 구성했다. 그리하여 사춘기, 월경, 섹슈얼리티, 피임, 아이를 낳고 싶거나 낳고 싶지 않은 경우, 임신, 출산, 수유, 갱년기, 부인과에서 벌어지는 폭력과 여성의 정신질환 등이 차례로 다루어진다.

이 책은 나이, 성적 지향, 임신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여성을 위한 책이다. 여기서 저자는 시종일관 여성 당사자의 입장에서 가능한 선택지와 상황에 따라 고려해야 할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먹는 피임약과 자궁 내 피임 장치(IUD)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 모유 수유를 할지 말지, 갱년기 여성이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호르몬 치료를 받는 게 좋을지 아닐지……. 여성들은 일생 동안 수많은 의료적 선택의 기로에 선다. 그러한 선택의 순간 앞에서 이 책이 친절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의 큰 장점 중 하나는, 널리 알려진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으면서 제대로 된 의학 지식을 매우 쉽고 명확하게 알려준다는 점이다. 또한 논문과 의학 잡지뿐 아니라 소설, 영화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참고 자료, 단순하면서 아름다운 그림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여성과 남성 생식기의 해부학적 구조나 복잡한 월경 주기도 그림을 보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무시해도 되는 말, 외면해도 되는 고통은 없습니다”
가부장적인 편견을 걷어낸 여성의 몸에 관한 진짜 이야기

이 책에서 저자는 여성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고 여성의 고통을 무시하는 의료계를 여러 차례 강하게 비판한다.

 

의료진이 월경을 할 때 고통스럽다고 얘기하는 여성들을 믿지 않거나 사소하게 여기는 일, 월경을 할 때마다 느끼는 부담을 축소하는 일은 절대로 용인될 수 없습니다. 월경의 고통을 덜어줘야 하는 사람들이 도리어 그 고통을 무시하거나 축소하는 일은 어느 여성도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68쪽)

 

저자는 “공공 의료 활동이 여성 건강에 개입하는 유일한 목적이 남성의 성적 만족과 국가의 인구통계학적 안정밖에 없는 양” 여성의 몸이 ‘재생산(출산)’과 ‘섹슈얼리티’를 중심으로 관리되어 왔음을 지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여성 당사자의 상황이나 바람을 고려하는 의사는 그리 많지 않다. 지금까지 의료계와 의학 산업 전반이 남성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료계와 제약업계를 향한 날카로운 시선과 달리 저자는 독자들에겐 더없이 친절하고 따뜻하다. 본문 어디를 펼쳐보든 간에 “이 책을 쓰면서 어느 누구에게도 겁을 주거나 죄책감을 지우거나 상처를 입히지 않게끔 최선을 다했”다는 저자의 고백이 괜한 말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여성들에게 배운 지식을 나누고 여성의 생리학적 부담을 더는 일은 의사의 사명이라고 단언한다. 《나는 여자고, 이건 내 몸입니다》는 그런 사명을 다하기 위해 쓴 책이다. 저자의 주장은 한결같다. 여성의 몸은 오로지 여성의 것이며 어느 누구도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무시하거나 빼앗을 수 없다는 것이다.

 

고통은 보편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에 머물지요. 고통에는 ‘정상’도 없고, 이를 측정하는 기계도 없고, 바깥에서는 결코 관찰할 수 없습니다(지극히 간접적인 방식 외에는 말이죠). 고통을 알아챌 수 있는 유일한 정보원은 고통을 겪는 당사자뿐입니다. … 설령 많은 여성이 월경을 고통스럽지 않다고 여기더라도, 남성들은 월경이 일으키는 고통에 관해 말을 보탤 수 없습니다. 어떤 고통인지 모르니까요. 일부 트랜스남성을 제외한다면 말이죠. 남성들이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여성의 고통을 귀담아듣고 존중하는 것뿐입니다. 페미니즘 슬로건처럼 “자궁이 없는 자는 말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433, 434쪽) 

 

잘못된 정보와 폭력적인 상황이 뒤섞였을 때,
내 몸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페미니즘 의학 지침서

2013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성인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 패널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11.8퍼센트가 진료 과정에서 성적 불쾌감이나 성적 수치심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52.5퍼센트의 여성이 이에 대해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으며 그 이유로는 ‘진료 과정의 일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가 46.9퍼센트로 가장 높은 응답을 받았다(‘진료 과정의 성희롱 예방기준 실태조사’, 2013년).

이렇듯 여성들이 진료받는 중에 폭력적인 상황에 놓이는 일이 빈번하지만 여기에 제대로 대응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의사와 환자 사이에 생겨나는 위계가 은연중에 환자를 압박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의학 지식이 부족해 지금 자신이 겪는 일이 진료 과정의 일부인지 아니면 성적 침해인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여자고, 이건 내 몸입니다》는 산부인과에서 여성들이 자주 겪는 상황들을 보여주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알려준다. 저자에 따르면, ‘생리를 되살려준다’며 의사가 처방하는 약은 눈속임일 뿐 아무런 효과가 없다. 또 원치 않는 의료 조치를 취하려고 한다면 무엇이든 거절할 수 있다. 자신의 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하고 여기에 어떤 의료적인 개입이 필요한지 알게 될 때 비로소 자신을 둘러싼 폭력적인 상황에 대응하는 법을 터득할 수 있다. 이 책은 가부장적 편견에 물들어 여성의 몸과 건강을 함부로 대하는 사회, 여성 당사자의 고통과 바람을 무시하는 의료진에게 “나는 여자고, 이건 내 몸입니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제대로 맞설 수 있도록 여성들에게 필요한 지식과 자신감을 줄 것이다. 

 

 

주요 내용

 

 

누구도 제대로 알려준 적 없는 여성의 몸
생식기의 해부학적 구조부터 갱년기 처치까지


여성의 몸에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를 두고 관습적으로 잘못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초경을 하면 ‘드디어 여자가 되었다’고 하고 완경을 하면 ‘이제 더는 여자가 아니다’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여성의 몸에 대해 잘못 알려진 정보와 여성에 대한 낡은 가부장적 편견이 합쳐진 결과다. 이 책에서 마르탱 뱅클레르는 월경, 유산, 분만, 완경같이 여성이 살면서 겪는 중요한 생리적 변화의 원리를 쉽고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또 자궁내막증이나 월경전증후군, 갑자기 열이 확 오르는 갱년기 증상 등 여성들이 흔히 겪는 질환과 고통의 원인을 밝힌다. 

 

Q. 월경을 시작하면 청소년에서 ‘여성’으로 거듭나나요?
A. 전혀 아닙니다. 자궁도, 월경도, 가슴도, 어느 날 어머니가 되었다는 사실도 여러분을 ‘완전한’ 여성으로 만들지 않습니다. 해부학이나 생리학이 여성성을 결정하는 필수적인 기준으로 규정된다면 18세가 되어서도 초경을 하지 않는 여성부터 45세가 지나 더는 월경을 하지 않는 여성, 남성의 몸으로 태어난 여성, 자궁절제술을 받은 여성까지 월경을 하지 않는 모든 여성은 여성이 아닐 것입니다. … 초경을 하면서부터 접어드는 유일한 ‘단계’는 바로 생식입니다. 여러분의 몸은 초경을 하는 순간부터 아이를 임신할 수 있습니다. (45~46쪽)

Q. 완경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A. 완경은 ‘진화하며 획득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진화 과정에서 유전자 돌연변이 때문에 40세나 45세 이후에 월경이 멈춘 여성들은 계속 월경을 하는 여성보다 더 오래 살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돌연변이 유전자를 후손에게 물려준 것이죠. 실제로 여성이 50세가 넘어서도 임신이 가능하다면 나이를 먹으면서 훨씬 더 커지는 위험을 떠안아야 합니다. 늦은 나이에 임신을 하면 혈관계 상태가 바뀌어 사망할 위험이 있습니다. 게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여성의 난모 세포와 남성의 정자가 노화하면 태아가 기형이 될 위험도 높아집니다. 따라서 완경은 기형 태아를 막아주는 역할도 하지요. (355쪽)

 

‘정상’과 ‘비정상’이 헷갈릴 때
문제 없는 몸을 교정과 치료의 대상으로 만드는 사회에 대하여

 

여성이라면 누구나 월경 주기는 대략 28일이고 주기가 불규칙하면 몸에 문제가 생긴 거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월경 주기가 28일이라는 이야기는 잘못된 정보다. ‘28’은 월경을 달의 주기에 맞춰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만들려 했던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숫자에 불과하다. 실제로 월경 주기는 21일~35일 사이로 개인에 따라 다양하다. 이 밖에도 책에는 자신의 몸 상태가 ‘정상’인지 아닌지 고민하는 여성들의 다양한 질문이 실려 있다. “월경은 원래 아픈 거라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정상적인 여성 성기는 어떤 모습인가요? 제 성기 모양이 이상한 것 같아요.” “성욕이 생기지 않는데, 괜찮은 걸까요?” 이러한 질문에 대해 저자는 여성의 몸을 둘러싼 ‘정상’ 담론이 비과학적이고 부적절한 것임을 밝히고 이 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여성들의 짐을 덜어준다. 

 

Q. 월경 중에 아픈 건 정상인가요? 
A. 고통에는 늘 의미가 있습니다. 고통을 느낀다는 건 신체 기관에 고통을 유발하는 무언가가 일어났다는 뜻입니다. 손가락을 베이거나 화상을 입거나 팔이 부러지거나 신장통이 생기면 우리는 아픔을 느낍니다. 따라서 월경을 할 때 느끼는 고통을 진지하게 다루어야 합니다. 월경통은 명확히 파악할 수 있는 질환 때문이건 아니건 간에 마땅히 줄여야 합니다. (60쪽) 

Q. ‘정상적인’ 여성 성기는 어떤 모습인가요?
A.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여성들이 제게 이 질문을 해왔습니다. 질문을 받을 때마다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질문한 여성들의 나이며 사회적 배경, 개인적 상황이 아주 달랐기 때문입니다. 매번 저는 정상이란 것은 없으며, 남성의 성기도 마찬가지라고 답했습니다. 얼굴이나 손처럼 모습이 다양할 뿐이라고요. 우리 몸의 각 부분은 ‘기관을 찍어내는 틀’에다 ‘반죽을 부어서’ 만들어낸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몸은 살아 있는 세포들의 총체입니다. 염색체에 새겨진 대강의 ‘개요’를 따라 발달하긴 하지만 틀에 박힌 방식은 아닙니다. (77쪽) 

Q. 초산을 하기에 너무 늦은 나이는 몇 살 정도일까요?
A. 물론 나이가 들수록 임신 능력이 떨어지기는 합니다. 특히 40세가 지나면 말이죠. 그렇지만 여성은 완경 전까지 임신할 수 있습니다. … 오늘날에는 앞선 세대에 비해 첫 임신을 하는 나이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35세를 넘겨 — 심지어는 40세를 넘겨서도 — 임신하는 일이 허다하고, 늦은(?) 나이라 해도 임신에서 출산까지 딱히 걱정할 것 없이 진행됩니다. 어머니나 할머니 때보다 여성들의 건강 상태가 훨씬 더 좋기 때문이죠. (217, 218쪽) 

 

존중받지 못했던 여성의 선택권을 찾아서
“당신의 몸은 당신 것입니다”


골다공증 예방 요법, 유방 검사, 특정 피임법같이 여성이 의사에게 의료적 조치를 강요받는 일은 흔하다. 임신 중단이나 불임 수술을 받으려고 하면 ‘나중에 후회할 것’이라며 모욕을 당하기도 한다. 마치 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가 의사에게 있는 양 진료실에서는 종종 폭력적인 상황이 벌어진다. 하지만 의사의 말은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며 그 어떤 의료적 조치도 필수가 아니다. 더구나 모든 처치에는 동의가 필요하다. 저자는 의료진의 역할은 해당 조치의 특징과 장단점을 명확하게 설명하면서 환자의 선택을 돕는 일뿐이라고 강조한다. 가장 좋은 처치 방법은 본인이 선택한 방법이며 환자는 의료진이 추천하는 어떤 것이든 거부할 수 있다. 여성의 몸은 오로지 여성의 것이다.

 

Q. 의사가 특정 피임법을 강요할 수도 있나요? 
A. 아니요. 가장 좋은 피임법은 여러분이 스스로 선택하는 피임법입니다. 의사가 어떤 의견을 지닐 수는 있지만 이건 의사의 몸도 아니고, 의사의 인생도 아니고, 그러므로 의사가 선택할 일도 아닙니다. 피임은 치료가 아니며 피임법을 상담하는 여성은 환자가 아닙니다. 또 설령 환자라고 한들 의료 전문가의 임무는 상담하고 지지하는 일이지 그 여성을 대신해 선택하는 일이 아닙니다. 전문가는 여성에게 피임법을 모두 소개하고 여성이 한 가지를 선택하도록 권한 다음, 그 피임법이 혹시 여성에게 조금이라도 위험하지는 않은지 확인만 해야 합니다. (151쪽) 

Q. 임신 중단을 여러 번 하면 나중에 임신하기 어려워지나요? 
A. 아닙니다. … 저는 임신을 바라거나 바라지 않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30년을 보냈습니다. 많은 이들이 과거에 자발적 임신 중단을 잘 겪어냈습니다. 또 어떤 이들은 자발적 임신 중단을 후회하기도 합니다. 당장 제 가족 중에도 그런 이가 있고요. 이런 여성들에게는 모두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삶이 다른 선택지를 허락해줬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거죠. 그렇지만 그 순간에는 다른 해결책이 없었습니다. 상황 때문에, 또 많은 경우 주변 사람들 때문에 임신 중단을 선택할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자발적 임신 중단은 결코 ‘충동적으로’ 또는 ‘가볍게’ 내리는 선택이 아닙니다. 늘 신중하게 고려해서 내린 결정입니다. (234, 236쪽) 

Q. 출산 시에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이고, 산모가 거부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인가요?
A. 전부 다 거부할 수 있습니다. 농담이 아닙니다. 모두 다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법에서 보장해주거든요. … 자발적으로 병원을 택했다면 여러분의 권리와 자유와 자율성을 지키세요. 그러므로 반복적으로 골반 검진을 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회음 절개술까지, 양막을 자궁 경부에서 분리하는 것, 옥시토신을 주사하는 것, 양수를 터뜨리는 것, 복부를 압박하는 것과 신생아 기도 청결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262쪽~263쪽)

 

원래 여자는 남자보다 약하고 심리적으로 불안정하다는 편견 
고통받는 여자들에게 붙는 괴상한 꼬리표


흔히 여성이 남성보다 병치레가 잦고 엄살이 심하고 정신적으로 취약하다고 여겨진다. 저자는 지금까지 남성의 신체에 적합한 의학 지식만 축적해놓은 채 여성이 겪는 고통을 무시했기에 이러한 편견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실제로 여성이 남성보다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감염을 더 잘 막아내는 것으로 보인다. 또 여성이 정신질환을 많이 겪는다는 편견은 기존의 질서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여성에게 ‘마녀’ 혹은 ‘미친 여자’라는 꼬리표를 붙여 온 데서 비롯한 것이다. 

 

Q. 정신 건강과 성별이 관련이 있나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미치나요’?
A. 사회적으로 구성된 광기: 히스테리는 아무 여성에게나 사용할 수 있는 말이나 마찬가지인 셈입니다. 여성이 자기가 부여받은 위치에서 벗어나는 즉시 말이죠. 사회가, 전반적인 환경이, 또는 구체적으로는 남성이 여성에게 부여한 것 말입니다.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여성, 여성에게 끌리는 여성, 혼자서 살거나 여행을 하거나 삶을 즐기고픈 여성, 성생활을 원치 않거나 반대로 성생활을 활발하게 하는 여성, 자궁내막증에 시달리는 게 지긋지긋해서 자궁을 없애고픈 여성처럼 정해진 틀에서 벗어난 모든 여성은 히스테릭하거나 미쳤다는 취급을 받습니다. (448~449쪽)

Q. 정말로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더 튼튼한가요?
A. 아니요, 그 반대입니다. 신생아학에 따르면 아기가 태어났을 때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의 생존 확률이 더 높습니다. 출생 후 한 달 안에 사망할 확률은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10퍼센트 높습니다. … 그리고 동일한 시기까지 어머니 배 속에서 자란 태아가 조산아로 태어나는 경우, 남자아이가 여자아이에 비해 장애 정도가 더 심합니다. 또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임신 시 아기 성별에 따라서 태반의 상태도 달라집니다. 여자아이일 경우 태아와 산모의 면역력이 훨씬 좋습니다. 태반에 고혈압과 비정상도 덜 나타나고요. (430쪽) 

 

 

지은이/옮긴이

 

 

마르탱 뱅클레르(Martin Winckler)
의사이자 작가. 프랑스 중서부 도시 투르에서 의학을 공부했다. 1983년부터 르망병원 가족계획 및 자발적임신중단센터에서 25년 동안 의사로 일하며 여성들에게 피임, 자발적 임신 중단, 완경 등 의료 조치를 제공했다. 여성들을 진료하면서 여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웠고, 여성의 입장에서 자기 결정권과 자유를 중심에 두고 여성의 건강에 관한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여자고, 이건 내 몸입니다》가 바로 그 결과물이다. 이 책의 내용은 모두 뱅클레르의 진료실과 그가 운영하는 웹진을 통해 수많은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던진 질문을 추려낸 것이다. 

의학 저널의 기자와 편집자로 활동했으며, 의사로서 자신의 체험을 바탕 삼아 소설과 에세이를 여러 권 출간했다. 뱅클레르의 저서는 십여 개 국가에서 번역 ․ 출간되었고 평론가와 대중 모두에게서 크나큰 성공을 거뒀다.  

 

장한라
서울대학교에서 인류학과 불어불문학을 전공했으며,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에서 그리스·로마 고전을 읽고 비평했다. 옮긴 책으로는 《에데나의 세계》 《그림으로 만나는 인간에 대한 모든 이야기》 《내 글이 구린 건 맞춤법 때문이 아니다》 《버진다움을 찾아서》 《파리지엔의 자존감 수업》 등이 있으며, 저서로 《게을러도 괜찮아》(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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