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적 인간’ 시리즈는 프랑스 혁명을 기점으로 근대 이후 세계사에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의 계기를 만든 인물, 한 시대를 극단의 상황으로 몰고 간 인물을 다룬다. 그 극단적 인간형을 통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를 탐구하는 것이 이 시리즈의 기획 의도이다.
루카치는 《소설의 이론》에서 근대 소설의 주인공을 ‘문제적 개인’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 변화무쌍한 세계 속에 내던져져 자신의 운명을 알지 못한 채 신념의 푯대에 의지해 좌충우돌하며 자기 길을 찾아 떠나는 파우스트적 존재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 존재의 행보야말로 근대적 주체의 전형적 모습이다. ‘문제적 인간’ 시리즈는 이 근대적 주체성을 삶의 형식 안에서 극대치로 전개한 이념형적 인물을 재발견하는 작업이다. 정치의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사회.문화 모든 영역에서 이 ‘문제적 인간’은 발견된다. ……
이 시리즈는 근대적 주체의 모순을 극한까지 밀어붙였던 인물들을 추려내 그들의 삶과 의식의 단면을 절개해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긍정적인 면이 강하든, 부정적인 면이 강하든 그들의 삶의 총체적 인식은 근대적 주체가 이룬 성과뿐만 아니라 그 주체가 봉착한 딜레마와 한계치까지 드러내 보여줄 것이다.
― 발간사에서
평전은 인물에 대한 비평을 곁들인 전기를 가리킨다.
당연히 대상 인물에 대한 저자의 주관적 평가가 전제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평가가 객관적인 관찰과 심리 분석을 토대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즉, 좋은 평전은 저자가 인물의 심리를 날카롭게 드러내 보여주면서도 객관성을 잃지 말아야 하고, 그럼으로써 독자가 인물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어야 한다. 괴벨스나 히틀러처럼 괴물이나 악마로 불리는 인물에 대해서도 최소한 그가 어떤 맥락에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선택과 갈등의 순간을 공감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어떤 인물도 인간이 아닌 무엇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
‘문제적 인간’은 외국의 특정 평전 시리즈를 그대로 가져와 출간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리즈 콘셉트에 맞춰 인물을 선정한 뒤 해당 평전을 찾아 출간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획된 인물들 중에는 혁명가, 정치가가 압도적이지만 사상가, 정치가, 예술가를 가리지 않고 다방면에서 인물을 선정할 계획이다.
‘문제적 인간’에서는 국내 독자들에게 제대로 소개되지 못한 인물을 주로 선정하되, 이미 소개되었다 해도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거나 그 자체로 훌륭한 작품성을 지닌 평전이라면 주저 없이 소개하려 한다. 히틀러 평전이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히틀러 연구에 새 장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 요아힘 페스트의 《히틀러 평전》이 이미 국내에 소개되었지만 그의 책은 1970년대에 씌어진 것이어서 이후 추가된 연구 성과는 반영되어 있지 못하다. 교양인에서는 세계적으로 제3제국 연구자들 사이에서 히틀러 연구의 저본으로 불리는 이언 커쇼(Ian Kershaw)의 《Hitler, 1889-1936 : Hubris》와 《Hitler, 1936-1945 : Nemesis》를 《히틀러 1 의지 1889-1936》《히틀러 2 몰락 1936-1945》으로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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